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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소개

두사커닷컴 창업 스토리(매일경제 신문기사)


축구가 좋아 부모님 몰래 학자금대출 500만원 받아 창업, 10년만에 연70억 매출(
기사입력
2012.02.20 10:00:18)

강규식 두사커닷컴 대표는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에 창업했고,
이제는 축구인들을 위해 도움되는 삶을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대학교 4학년때 창업자금을 구하기 위해 몰래 부모님 도장을 파서 학자금 대출을 500만원 받아 창업했어요. 적성에도 맞지 않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국내 축구용품 쇼핑몰 중 11년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하며 연매출 70억원을 올리는 국내 축구용품 전문 쇼핑몰 두사커닷컴의 강규식(36) 대표 이야기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마음 둘 곳이 없어 매일 축구를 했어요. 군대 제대한지 얼마 안돼서 실력도 꽤 좋았거든요. 그러다보니 해외축구 마니아가 되었죠. 그러던 중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축구 관련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강 대표는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제대로 미쳐보고 싶었다는 속내를 밝혔다. 축구용품 쇼핑몰 창업에 도전한 것은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2000년도 초반 붉은악마 운영진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소수의 축구 마니아들만 즐길 뿐 당시 국내 축구 환경은 열악했다”며 “사업을 하면서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계속 생각했고 그 생각이 두사커닷컴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왼쪽부터 수원 삼성 소속의 오범석 축구선수, 강규식 두사커 대표, 염기훈 축구선수, 오장은 축구선수다.

당시 대학생이던 강 대표는 창업 자금을 구할 길이 없어 부모님 몰래 학자금 대출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는 500만원을 시드머니로 삼아 고도몰 (http://www.godo.co.kr) 에서 쇼핑몰을 제작하고 상품 구매에 몰두했다.

쇼핑몰 론칭 2년 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붉은악마에게 유니폼 공동구매 대행을 제안한 것.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무작정 붉은악마 사무실에 전화해서 유니폼 공동구매 대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유니폼은 전혀 시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누구도 나서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진행하겠다고 했죠.”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며 매 경기 한국대표팀이 승리를 거뒀고, 붉은 악마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재고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생존의 위기에 몰렸다.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들과 수 많은 쇼핑몰이 온라인 축구용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매출은 순식간에 곤두박질 쳤고, 축구열풍도 서서히 식었다. 결과는 뻔했다. 쇼핑몰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4년에 한번씩 월드컵을 기점으로 상품 유동성이 워낙 커 쇼핑몰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곤 했어요. 결국 쇼핑몰을 매각하기로 결심했죠. 일회적인 성공은 득보단 실이 컸습니다.”

두사커에서 개발한 기계로 새긴 박주영 선수의 축구화 자수다.

강 대표는 모두 내려놓자는 마음에 사업을 접고 취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커리어 때문인지 국내 유명 기업들이 앞다투어 그에게 온라인쇼핑몰 사업부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 취업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스포츠 산업과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많은 걸 배웠지만 1년 만에 두사커로 돌아왔어요.”

이미 한차례 큰 시련을 겪은 강 대표는 남들과 차별화된 점을 찾기 위해 일본, 영국 등 축구 선진국을 돌며 다양한 상품 그리고 마케팅 방법 등을 조사하며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시작했다.

“선진국의 극소수 유명 축구선수들은 축구화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겼죠. 그래서 저희도 자수 기계를 개발하기로 했어요. 수많은 경쟁업체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만이 살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두사커에서 개발한 기계로 새긴 이청용 선수의 축구화 자수다.

강 대표와 직원들은 전국의 유명 자수 기계 제작업체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축구화 완제품에 자수를 새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어요. 기계만 개발하면 분명 대성공을 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는 1년 만에 완제품 축구화에 이니셜을 새겨 넣을 수 있는 기계를 발명했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였다.

강 대표가 축구화에 자수 새기는 기계를 개발하자 국내 축구선수들과 해외파 선수들이 두사커닷컴으로 몰렸다.

“현재 수원삼성에서 뛰고 있는 오장은 선수를 포함해 국내외 선수들의 축구화 이니셜을 직접 새겨주고 있어요. 경기가 잘 안 풀리던 선수들이 우리가 새긴 자수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자수를 새길 때 온 정성을 다해 기를 불어 넣지요.”

자수 서비스를 시작한 뒤 두사커의 축구화 매출은 전체 매출의 70%을 차지할 만큼 급상승했다. 사소하지만 나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케이스다. 그는 최근 이마트 내에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했다. 

강규식 두사커 대표는 대전 이마트 내에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오픈했다.

강 대표의 비전은 축구인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국내 프로 축구선수들 중 극소수를 제외하곤 은퇴한 뒤 진로가 불투명해요. 대다수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죠. 진정한 축구시장의 발전은 많은 축구인들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리잡는 것 아닐까요”

강 대표는 “많은 축구선수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 늘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의 차기 목표는 축구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 후원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일본도 다녀왔다.

“일본은 현직 선수를 포함해 은퇴 선수들의 취업알선, 해외유학 지원 등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면 아직 국내 선수들의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축구인들이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 그들의 재능으로 한국 축구 시장이 풍성해지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 그게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